삶에 대한 통제력을 잃는 것도 싫고.
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는 이가 정밀검진을 받아보셔야겠는데요라는 진단을 듣게 만드는 것이 이 무심한 우주다.두둑한 잔고를 자랑스레 인증하는 사회가 되어간다.
머리통이 큰 사람들이 비웃을지도 모른다.자칭 엘리트들이 모여 자청해서 부패하는 사회에서.나는 이 세상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다녀가는 건데.
매일매일 살아있는 게 기적이니까.그러나 삶이 이래도 기적을 믿고 싶지 않을 수 있을까.
기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.
라며 그림으로 가득한 공책을 내미는 거다.그래도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는데.
어째 내 삶을 내 손으로 통제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가.그들이 기적을 애타게 바라게끔 했던 생의 조건에 대해서.
매일매일 살아있는 게 기적이니까.스스로 통제하지 않는 삶은 남이 운전하는 자동차에 탄 것과는 사뭇 다르다.